
10년 전 첫째 아이가 세 살이었을 때, 아이는 네바다 주 라스베가스에서 어린이집을 갔다. 미국에 와서 6개월이 되었을 무렵이었다.
미국에 오기 전까지 아이는 17개월 때부터 1년 반정도 한국의 동네 어린이집을 다니다 왔었다. 처음에는 어린이집에 보낼 생각이 없었지만, 미국생활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아이는 영어가 들리는 환경 속에서 친구들과 어울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당시 동네에는 Kindercare, La petite 같은 프랜차이즈 어린이집이 있었고, 저학년까지 학교로 운영하는 사립학교 같은 어린이집이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때 조사했던 어린이집 외에도, 사립학교에서 pre-k라는 이름으로 프리스쿨과정이 개설되어 있기도 했다.
지인이 대학교 안에 있는 어린이집이 좋다고 했지만 대기줄이 길었고 언제 다가올지 몰랐기 때문에 가격과 선생님의 분위기 등을 고려해서 Kindercare로 보냈다.
당시의 Kindercare 어린이집 느낌은 그냥 평범하면서도 식사를 제공해주는 것이 좋았다. 선생님께서 아이의 일상을 관찰하고 기록한 알림장? 보고서 같은 것을 보내주셨고, 놀이터도 안전해 보였으며, 교실 내에 아이들이 돌아가며 즐길만한 activity 요소들이 많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대기열에 걸어두었던 대학교 부속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왔고 그쪽으로 옮기기로 했다.
모든 것들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대학교 부속 어린이집으로 옮겼던 이유는, 환경이 훨씬 쾌적해보였고 더 다양한 인종들이 고루 모여 있으며, 유아교육 관련한 대학원생들이 함께 수업에 참여함으로써 아이에 대한 관찰을 여러모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대학교 내의 어린이집 비용이 조건에 따라 더 싸기도 했다.
대학교 내의 어린이집은 부모의 지문인식으로 오피스 출입문이 열렸고, pick up과 drop off의 체크를 부모의 지문이 찍히는 시간으로 했던 것 같다. 메인 오피스를 지나서 나가면 널찍한 광장 주변으로 건물이 제각각 있었고, 아이들은 그 광장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공, 부메랑을 던지고 놀았다. 각 반에는 담임, 부담임 같은 느낌으로 선생님들께서 교대로 두 분이 계셨고, 보조 선생님인지 대학원 학생인지 선생님들이 많았다. 그래서 한 반에 아무리 많은 인원의 학생이 있더라도, 한 선생님 당 서녀명의 아이들이 케어가 되었던 것 같다.
당시에 나는 "어린이집은 아이들이 놀면서 가끔씩 학습하는 시간이 있겠지"라는 생각만 했는데, 나중에 보니 어린이집에서는 마치 학교처럼 시간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침 8시 반쯤? 9시에는 스토리타임이 있었는데, 우리 가족의 이동수단인 차는 한대 뿐인데다 10시쯤이 되어야 집에서 나올 수 있는 환경이었으므로 스토리타임에는 거의 참여할 수 없었다. 어차피 아이가 관심이 없어했으니 좀 늦게 가도 상관없겠거니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그때부터 책을 어떻게든 읽는 환경에 노출시켰어야 했다는 후회를 한동안 했다.
컨퍼런스 미팅 때 선생님께서는 아이의 영어 발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말씀해 주셨고, 어떤 친구들과 어떻게 노는지 등을 이야기해 주셨다. 최근에 그 당시 선생님께서 주셨던 성적표를 보았는데, 아이의 영어 발전은 꽤나 최악이었고 그래도 다른 언어를 배운다는 점에서 조금씩이라도 발전이 보이는 것을 의미했더란 것을 알게 되었다.
어쨌든 아이는 그 어린이집에서 여러 인종의, 민족의 아이들을 만나며 해맑게 컸고, 사교성이 더 발달했다. 또,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부모들 간에 이해관계가 없는-오로지 '아이'라는 공통점만으로 말을 섞고 친해질 수 있는- 관계들이 생겼다.(문화가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랄까)
이 당시의 경험들이 10년 후에 태어난 둘째 아이의 어린이집을 고르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비용은 저마다의 가정 형편이나 예산에 따라 당연히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그런 부분들을 제외하고 '아이를 어떤 환경에 맡기고 시간을 보내게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우선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10년이 지나서, 텍사스에서 어린이집을 보내게 되는 썰은 이 다음 글부터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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