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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글을 올린 이후로 현재 지역에서 IEP를 계속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 이후로 reddit을 비롯해서 여러 커뮤니티 글들을 보며 '과연 내 판단이 괜찮았던 걸까.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까.'고민하면서, 어쩌면 내가 판단했던 것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결론을 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speech therapy가 우선인가, 어린이집이 우선인가 고민하다
지난 5월에 오스틴 지역으로 이사를 오기 전, 캘리포니아 지역의 학교 교육청 산하에 있는 어린이집으로부터 IEP 리포트를 받았다. 어린이집 스피치 선생님께서는 그 보고서를 가지고 새로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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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 하고 9개월(45 month)인 아이의 언어발달 수준은,
-엄마 배고파. 치킨 먹고 싶어. 치킨 줘.
-아파. 약! 약 줘!(약 발라줘 라는 표현)
-싫어. 이거, 이거 켜줘. (주로 '이거'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OO아, 괜찮아?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는 시켜야 한다.)
이런 정도다.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자신이 뭔가를 요구할 때만 말을 하는 정도다.
어린이집에서는 곧잘 말을 따라한다고도 하고, 친구들과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으며 잘 어울려 논다고도 한다.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모두 행동하며, 규칙을 지키는 것도 잘 따른다고 한다.
그런데 20개월인 셋째 아이와 놀거나 함께 이야기를 나눌 때면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20개월 아이는 위의 두 오빠들이 그 나이였을 때보다 말이 빠른 편이라는 것도 안다.
20개월 아이에게는 꼭 "예, 아니오"답이 나올 질문을 해도 그렇게 대답하지 않고, "좋아!"혹은 "싫어. 나 이거 줘."라는 다른 답이 나온다. 그리고 "다음에는 ~~ 하자/ 우리 집에 가서 ~~ 하자"라고 할 때 "네!"와 같은 호응을 꼭 한다는 차이가 있다. (둘째는 자기가 기분 좋을 때만 "호 레이!('야호'를 영어로)"라고 외칠뿐, 내가 "네" 해야지를 요구할 때 가끔 "네"라고 대답한다.)
그 외에도 20개월 아이는 책을 읽으며 표현을 따라하거나, 자신이 아는 표현이나 단어를 총동원해서 자신이 그림에 대한 설명을 한다.
물론 셋째 아이가 둘째 아이보다 느린 부분도 분명 있다.
둘째 아이는 무척 활동적이여서, 자신이 놀 거리들을 만들거나 상황을 가정하며 스스로 잘 놀았고(누가 쫓아온다든가, 뭘 쌓아서 산올 오르는 시늉을 한다거나), 이미 19개월 전부터 숫자, 모양, 색깔에 대해 알았다. 100이 넘는 숫자를 인지하며 4321에서 4가 천의 자리 숫자라는 것도 알고, 숫자를 제법 큰 수까지 세며, 덧셈도 손가락을 이용하지 않고도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있어도 다른 아이들과 나누는 것은 일찍이 잘해왔으며, 다른 아이들이 슬퍼할 때 안아주고 공감해 주는 것도 잘해왔다.
정말 딱, 말하기가 부족하고 발음을 이해할 수 없다!
요즘 들어 느끼는 것은 영어를 더 선호한다는 점이다.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쓰는 첫째 아이는, 자신이 생각해도 한글은 쉽지만 한국말은 너무 어렵다고 한다. 받침이 많아지거나 미래, 과거형을 쓴다거나, 어른에 대한 존칭을 쓸 때면 표현이 달라지는 것이 무척 헷갈린다고 한다. 영어도 분명 어휘를 외워야 하는 것은 똑같고 단어에 따라 발음이 다른 부분도 있겠지만, 고려해야 할 상황이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한다. (시계에선 한 시, 두 시 지만 달력은 일 월, 이 월.. 때로는 한 달, 두 달. 날짜는 아예 달라서 하루, 이틀... 이런 식으로 법칙이 매번 달라진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
한국에 가 있는 동안에는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한국말을 썼지만, 이제는 가족 외에는 모든 사람들이 영어를 쓰기 때문에 영어를 좀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첫째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는 거의 네 살이 되어가는 시점이었고, 3살 하고 3개월까지는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한국어의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지만 둘째는 태어나고 자란 곳이 미국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가 있었다. 집에서 당연히 한국어를 쓰면 셋째처럼 한국말을 쉽게 배울 줄 알았는데 그건 내 착각이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어른들조차도 평생을 일본 애니메이션에 노출되어 있었다고 일본어 대사를 외우는 것도 아니고, 영어를 평생 공부해 왔다고 미국인을 만났을 때 유창하게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 (물론 후천적인 언어 습득에는 개인의 노력이 많이 좌우하기도 하지만) 같은 뱃속에서 태어났어도 아이마다 자신이 가지고 태어나는 재능은 저마다 다르다는 것을 늘 느끼게 된다.
IEP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아이가 올바른 언어습득을 매일 40분씩 하는 기회를 놓치는 것은 아닌가 고민하는 것은 결국, '아이가 나중에 말을 좀 더 빨리 제대로 못 하지 못할 경우'에 대한 두려움을 키우는 것 같다. 하지만 아이가 캘리포니아 때처럼 그곳에 가지 않으면 언어를 구사할 곳이 없는 것도 아니고,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고 있다고 하니 좀 더 지켜봐야겠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가끔 나의 어머니는 '왜 굳이 둘째를 낳아서 사서 고생하냐'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첫째 다 키워놓고 인생 편하게 살면 되지 않냐고.
아이 셋을 키워보신 엄마께서 얼마나 마음고생을 하셨으면, 딸이라도 고생을 덜하길 바라는 마음에 그런 말씀을 하셨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내 시간을 다 잡아먹고 몸이 고되더라도 이 아이들과 인생을 보내는 것이 너무 좋다. 외로움이 가득하고 우울한 감정이 늘 억누르는 내 마음에, 늘 나만 보며 '엄마'라고 부르고 기다리고 웃어주는 이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나중에도 어려움이 있으면 계속 도와주는, 옆에서 든든한 엄마가 되어주어야겠다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혹은 다짐으로) 이 글을 다시 읽어보고자 쓴다.
오늘도 아이와 즐겁게 하루를 보내야겠다.
밤에 잠이 들 때 아이들에게 늘 하는 인사처럼, '오늘 하루도 참 재밌었어. 내일도 재밌게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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