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말을 하던 아이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말이 줄어든 것 같다면
부모로서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셋째 아이가 태어나고 두 달쯤 지났을 때,
저는 둘째 아이의 말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동생 출생의 영향일까,
아니면 아이의 발달에 문제가 생긴 걸까.

이 글은
미국에 사는 한인 가정에서
아이의 언어 발달 지연을 처음 인식하게 된
실제 경험을 기록한 이야기의 첫 번째 글입니다.

 

아이의 언어 발달 지연을 처음 느낀 순간

 

셋째 아이가 태어나고 두 달이 지나갈 무렵, 둘째의 말 수가 줄었다는 생각과 함께 발음이 퇴화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이는 25개월이 지났을 무렵이었습니다. 셋째 아이의 3개월 검진이 있을 때 소아과 선생님께 둘째 아이의 언어가 요즘 더 늘지 않고 멈춘 것 같다고 조언을 구했습니다. 소아과 선생님께선 언어 지연을 판단하기에 이른 것 같다고 좀 더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그로부터 두번의 계절이 지났지만 아이의 언어는 좀처럼 늘지 않았고 제 마음에는 불안이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19개월 무렵만 하더라도 둘째 아이는 말을 조금씩 하기 시작한 아이였습니다.  미국에서 한국인이라고는 우리 가족 빼고는 주기적으로 만날 일은 없었고, 영상통화 너머로 할머니, 할아버지께 매일 인사를 나누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 때까지만 하더라도 잠을 자는 형을 흔들어 깨우며 "형아, 일어나"라고 말을 할 수 있었어요. 물론 발음은 완벽하게 또박또박하진 않아서 "혀어응아, 인나"라고 말하는 정도였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가족들이 아이의 말을 알아듣고 무엇이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단 6개월 만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그저 두 살 생일을 앞두고 동생이 태어났을 뿐이었는데, 그게 아이에게는 충격적이고 힘든 일이었을까요?

 

 

2024년 7월 5일 진료기록  

1. 아이의 발달에 관한 부모의 소견과 상황

- 50개 이상의 단어를 말하고 2개의 단어를 붙여서 말하곤 했음

- 6개월 전보다 언어 발달이 퇴행한 것처럼 느껴짐

- "엄마, 아빠" 와 같은, 가족을 부르는 말만 함.

- 단어를 말하기 보다는 소리로만 표현함

-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고, 다른 사람과 만나지 않으며 엄마와 동생과 주로 있음.

- 아이의 형은 학교에 다니고 있음.

- 사회적인 상호작용을 함(socially interactive) : 손으로 원하는 것을 가리키거나 관심을 유도함.

- 아이의 지난 병원 방문까지도 social behavior점수가 정상범위 수준에 있었음.

 

의사 선생님께서는 아이의 발달 검사에 관한 평가가 필요하다며 몇 가지를 수행할 것을 추천했습니다.

 

1. Developmental regression(Primary)
- 지역 내 Regional Center에 연락을 취해서 발달 검사(Formal developmental evaluation)을 할 것. Regional Center는 Government-contracted 의 비영리 기관으로서, 3살까지 발달 검사 및 치료에 관해 지원이 있음. 

 

2. Speech delay
- 보험사를 통해 in network에 있는 speech therapist에게 연락할 것.

 

의사 선생님이 보시기에 아이의 사회적인 기술(social skills)이 온전해보이며, 막내 동생의 출생과 관련하여 언어 후퇴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며, 매일 10분씩 부모님이 교대로 1:1로 따로 분리하여 시간을 보낼 것을 조언했습니다. 부모인 저희는 어린이집도 고려하지만 먼저 가정 내에서 가족 구성원간에 교류를 늘리는 방향을 우선시하는 것을 조언했습니다. 다른 것보다도 Regional Center의 평가(evaluation)을 적극 권장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의사 선생님이 보시기에 아이가 괜찮아 보인다는데, 별 일이야 있겠어? 괜찮겠지 뭐.'하는 마음에 언어발달 평가를 받기를 미뤘습니다. Regional Center가 어떤 기관인지 알 수도 없었고 검색을 해도 정보를 잘 얻을 수도 없었습니다. 그런 기관에 괜히 잘못 붙잡혀서(?) 카이로프랙틱처럼 별 효과 없이 돈만 더 지불하게 될까봐 두렵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그 다음 주에 첫째 아이의 정기검진에 또 의사 선생님을 만났고, 의사 선생님께서는 동생에 의한 언어 지연이 아닌, 발달의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꼭 검사를 받기를 권했습니다.

 

Regional Center에 연락을 했더니, 센터의 코디네이터는 아이의 출생과 성장과정, 문제라고 생각이 드는 부분이 무엇인지에 관한 몇 가지 질문을 했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과 상황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언어발달 평가를 할 기관에 연락을 취해 아이를 평가할 날짜와 시간을 잡아주었습니다. 실제로 언어 평가를 하게 된 것은 Regional Center에 연락이 닿고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아이의 언어 발달 지연을 인식하는 순간은
부모에게 생각보다 훨씬 큰 감정의 파도를 남기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괜찮겠지’와 ‘혹시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사이에서
오랜 시간을 망설였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Regional Center를 통해 진행한
실제 언어 발달 평가 과정과 그 다음단계에 대한 경험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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