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Regional Center 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리저널 센터? Developmental regression? 의사 선생님께서 아이의 발달에 관한 검사를 해보는 것을 적극 권하셔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regional center에 연락을 하고나니 별별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발달 장애가 있다고 의심되는 건가? 그렇다면 자폐? 아이한테 발달 장애와 관련한 증상이 있던가? 만약 발달 장애가 있는 거라면 앞으로 일반 학교 생활을 하기가 힘들어지는 건가?'
남의 이야기처럼 흘려 듣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던 언어지연의 문제는 '내가 임신 중에 뭘 잘못 먹었었나?'하는 생각에 이르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나 저러나 아이는 저의 책임이고 사랑으로 보듬어줄 존재라는 것은 변함이 없었기에 다시 마음을 굳게 먹을 수 있었고, 발달 지연이든 단순 언어 지연이든 아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어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미국 Regional Center란 어떤 곳인가
리저널 센터는 이전에 살았던 주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관이었습니다. '리저널 센터'라는 이름으로 지원을 하는 것은 캘리포니아 뿐이고, 다른 주에서는 다른 방식이나 제도로서 지원이 이뤄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리저널 센터에서는 연계된 기관을 통해서 발달 검사를 수행한 후 발달 장애 진단이 되거나 가능성이 있다는 자격이 주어지면, Early Start Services라는 프로그램으로 만 세살이 될 때까지 지원을 받게 됩니다. 마치 자신의 주치의를 정해놓고 주치의를 통해서 스페셜리스트 의사를 추천받 듯, 자신의 코디네이터가 주어지면 코디네이터를 통해서 다른 연계 서비스와 조율을 하고, 때로는 코디네이터가 함께 자리에 참석하기도 합니다. 한국어로 간단하게 요약된 사이트는 (링크) 입니다. 리저널 센터는 저마다 개별 사이트가 있기 때문에 지역 내 리저널 센터를 검색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3. 한국어로 아이 언어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저와 남편은 모두 한국인이고 집에서 가족 구성원은 모두 한국어만 씁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언어 평가도 한국어로 이뤄져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걱정되었는데, 운이 좋게도 제가 사는 지역에는 한국어로 언어 검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코디네이터를 통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언어 검사를 해주는 사람도 리저널 센터 직원인 줄 알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리저널 센터 직원이 참석해서 보고서를 작성하고 검사가 이뤄지는 센터의 선생님께서 한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분이셨습니다. 검사 장소는 리저널 센터와는 무관한, 일반 사설 스피치 테라피 센터였습니다.
4. 스피치 센터에서 언어 발달 검사 과정
1. 아이의 발달 상황에 대한 부모 인터뷰 내용
- 몇 주차에 태어났는지, 태어났을 때의 신체 상황(키, 몸무게), 태어났을 당시의 청력검사 패스 여부
- 아이와 함께 사는 가족 구성원
- 아이의 성격 및 성향,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
- 아이의 언어 노출 환경: 가족들이 모두 한국어를 구사하고 가족들과 주로 시간을 보냄. 이웃과 스토리타임 등을 통해 약간의 영어 환경에 노출, 친구 혹은 지인과 따로 주기적으로 만나는 일은 없음
- 가족에 관한 질문: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 및 직장에 있는 시간
- 소지하고 있는 메디컬 보험 여부
2. 아이 발달 검사 항목
- 장난감을 용도에 맞게 잘 갖고 노는지, 새로운 장난감에 대한 흥미 여부
- 앞, 뒤로 걷거나 올라가고 내려가는 신체활동
- 손으로 크레용과 같은 것을 쥐고 긋는 활동
- 사람, 동물, 물건이 "어디에 있니?"에 관련하여 제대로 가리키는지 확인
- 단어나 소리로 표현하는 것을 확인
- 어른이 지시하는 대로 행동의 변화가 가능한지
- 장난감을 치우는 것과 같은 "돕는" 행동이 가능한지
5. Regional Center가 설정한 아이의 발달 목표
아이가 리저널 센터를 통해 지원을 받는 것이 적합하다고 여겨질 경우, 향후 6개월 간 아이의 발달 목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receptive words(수용언어)를 200개로 늘리기
- expressove vpcabulary(표현언어)를 100개로 늘리기
- 80%의 정확도로 발음을 따라할 수 있게 하기
- 최소한의 단어로 자신이 "자발적으로" 말로 표현하게 하기
이 검사가 이뤄진 뒤에 바로 결과를 알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아이의 발달이 늦어 보이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구체적인 리포트는 검사일로부터 한 달이 지날 무렵인 8월에서야 받았습니다.
검사일로부터 몇 주간 리저널 센터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모든 경우를 알아봐 두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어 맨 처음에 '소아과 의사선생님이 레퍼럴을 써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여, 검사를 받았던 스피치 센터가 제가 가진 보험의 in network에 해당하는 것인지를 먼저 확인했습니다. 스피치 센터에 새환자 등록을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아무런 대답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8월 말이 되어 리저널 센터로부터 연락이 왔고, 다음 프로세스를 진행하기 위한 미팅이 있을 것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6. Regional Center에서 코디네이터와 직접 만나 미팅
지난 검사때와 마찬가지로 아이의 출생부터 아이에 대해 걱정이 되는 부분이 무엇인지 똑같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당시에 검사를 할 때와 다른 서면 작성이 필요했기 때문이거나 코디네이터가 배정되었기 때문에 같은 내용일지라도 또 한번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나보다 싶었습니다.
코디네이터는 앞으로 진행될 상황들과 함께 몇 가지 서식에 대한 사인을 하고, 리저널 센터에서 있을 행사와 관련된 광고지 및 안내문들을 폴더에 정리해서 주었습니다. 그 때까지도 저희는 스피치 테라피가 리저널 센터 안에서 이뤄지는 줄 알았습니다. 미팅에서 알게된 결과들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아이의 언어 발달은 지연되었기 때문에 Early Start Services에 적합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아이의 재검사는 매 6개월마다 이뤄질 예정이라고 했지만, 곧 아이가 3살이 되면 리저널 센터를 통한 언어 테라피 치료지원은 종료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 캘리포니아는 몇년 전부터 4살부터 초등학교 과정(TK)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아이가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없도록 school district와 연계하는 과정을 코디네이터가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 리저널 센터에서 알아본 결과, 저희 가족이 주로 쓰는 한국어로 언어 치료를 받는 곳은 지역내에 검사를 받았던 기관 그 한 곳 뿐이었다고 했습니다. 미팅 당시에 '만약 그 곳에서 스피치 테라피를 받지 못한다면 2,3순위는 영어로 테라피를 받을 것'이라는 서식에 사인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한국어 언어로 치료를 받는 그 기관에서 스피치 테라피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어 테라피를 찾아 노력했던 저의 노력과 무관하게, '영어'로요.
그렇게 미팅이 끝나고 코디네이터는 저에게 school district를 통한 transition 미팅을 위해 "학교 등록을 해야한다"는 귀찮은 과정이 기다려지는 이메일을 보내게 됩니다.
Regional Center를 통한 발달 검사는
생각보다 길고, 기다림이 많은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야
‘우리 아이가 어떤 도움을 받게 될지’가
조금씩 구체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한 달 뒤에 받게 된 실제 언어 평가 결과와
그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된
스피치 테라피 과정에 대해
자세히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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